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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웃 - 한누리지역아동센터 대표 남해윤(신학대학원 7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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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0-30 02:24 조회26,1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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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치료하는 나눔의 공동체
한누리지역아동센터 대표 남해윤(신학대학원 7기) 신부


약속 시간인 6시에 조금 못 미쳐 약도를 따라 찾아간 그곳은 생각보다 예쁘고 깔끔해 보이는 외관이었다. 반지하 층에 방 하나가 창문이 열려 있는데 아이들이 여럿 있고, 선생님인 듯한 목소리의 호통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교복을 입고 찾아온 두 명의 학생을 따라 '공부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금방 이곳의 대표인 남해윤(신학대학원 7기) 신부를 만날 수 있었다.


마침 6시는 이곳 한누리의 저녁시간. 들어간 지 얼마 안돼 마루와 부엌은 저녁준비로 한창이었다. 식사가 준비되기 전 남 신부 사무실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2005년 이곳으로 와 현재 한몸공동체의 원장을 맡고 있고, 한누리는 바로 한몸공동체가 운영하고 있다. 예쁘고 깔끔한 인상의 건물은 한몸공동체 시설이다.


이곳의 학생들은 총 25명, 초등생 15명과 중학생 10명이다. 학생들 중 약 60%는 결손가정의 자녀이다. 나머지는 맞벌이 부모 또는 장애인 부모를 두고 있다.남 신부 방 테이블엔 주간 시간표가 붙어있다. 그런데 이 중엔 특별한 시간이 배정돼 있다. 바로‘치료공동체’시간이다. 이 시간은 이날 만남에서 남 신부가 가장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학업보다는 이 공간이 아이들의 인생의 틀을 잘 만들어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결손가정의 자녀들은 자신의 역할모델이 돼 줄 부모를 대신할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 치료공동체프로그램은 그 부족한 면을 채우고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남 신부는 어린시절은 변화하기 쉬운 때라며 이 시간을 더욱 중요시한다. 

 

이 시간엔 역할수행을 하거나, 세미나, 가족모임 등을 한다. 치료 프로그램들 중 특히 눈에 띄는 게 있는데 바로 모래놀이 치료이다. 모래가 담긴 사각형 큰 틀에 여러가지 피겨(figure, 일종의인형)들을 마음대로 배치함으로써 진행되는 모래놀이치료는 이 과정 속에 개인의 속내가 표출되게 된다.

 

이곳 치료시설 수준은 꽤 앞서있어 타지역에서도 치료를 받기 위해 찾아올 정도. 20여분 남 신부 사무실에서의 대화가 진행될 무렵 식사시간이 됐다. 그런데, 식사 직전 남 신부의 핸드폰이 울렸고 통화가 길어지는지 자리를 잠시 떴다. 그런데 아무도 식사를 시작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있다.

 

“먼저들먹어요”라는 말을 걸었지만,“ 먼저 안드시면 못먹어요”라는 답변이 거꾸로 왔다. 남 신부의 말처럼 예절교육에 특별히 신경을 쓴 탓인지 작은 부분에도 철저한 모습이다. 식사후빈 그릇은 직접 부엌으로 가져가고 잔반도 직접 정리한다. 내부청소도 나눠한다.

 

남 신부는 이곳 시설의 아이들이 변화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 한 번은 형제가 함께 이곳을 다니게 된 적이 있는데, 처음엔 말도 잘 안하고 그저 묻는 질문에‘예’라는 짧은 답변만 하던 아이가, 점점 성격도 밝아지고 행동에 자신감이 붙어가는 모습을 보이더니 어느 날인가는 학교에서 상장도 타왔다.

 

공부방으로 불리던 이 시설은 현재 지역아동센터라는 공식 명칭을 갖고 있다. 2004년 법 개정으로 법정 아동복지시설로 인정이 됐고, 현재 40% 정도의 운영비가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운영해나가는 건 여전히 빠듯하다.

 

현재 한누리는 수십명의 자원봉사자들(학습, 급식, 모래놀이치료등)이 무료로 봉사하고 있고, 대표인 남 신부 외에 2명의 사회복지사가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은 여전히 모자라고, 두 명의 정직원에게 충분한 급여를 주지 못하는 것이 남 신부는 늘 마음에 부담이다.

 

현재 한누리 지역아동센터는 홈페이지가 잘 꾸며져 있음에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이 안되고 있다. 기자 개인의 짧은 생각으로는 포털사에 근무하는 동문들이 있다면, 봉사단체인 이런 곳의 홈페이지는 무료로 등록해 주는 데 조금 힘을 써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김주동(93·신방) 머니투데이 온라인총괄부 기자·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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