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본질을 파고드는 연극 - 용인대학교 예술대학장 윤광진(74.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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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10-01 17:12 조회19,68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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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윤광진(74.신방) 동문
한국전쟁의 참상을 그린 황석영의 소설 <손님>을 각색.연출해 작년말 연극계에 반향을 일으켰던 윤 광진 용인대 연극학과 교수 겸 연극연출가. 우리의 삶과 그 본질을 다루는 데 천착해 온 중견 연출가인 그는 요즘 용인대학교 예술대학 학장으로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95년도에 용인대학에 와서 연극학과를 시작한 이후, 재학시절 서강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모델 삼아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했지요. 용인대 연극학과는 이제 교수진과 시설, 실기 중심의 교육면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고 연극계에 좋은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환하게 웃는 윤 교수에게선 교육자로서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연극과 윤 교수와의 운명적인 만남은 서강대에서 이뤄졌다. 1학년때 학과 선배인 박준용, 김철리, 김용수 등과 함께 시작한 ‘TV 연구모임’이 그 시초. “처음엔 TV연구가 목적이었는데, 어느 틈엔가 연극으로 바뀌었죠. 모두들 정신없이 연극에 푹 빠져 지냈죠. 학부와 대학원 6년 동안 20여 작품을 무대에 올렸어요. 모두 정신없이, 부지런히 연극을 했습니다.”
서강대의 무엇이 윤 교수를 이토록 연극에 빠지게 한 것일까. 잠시 눈을 감고 당시를 회상하던 윤 교수가 웃으며 답했다. “어려웠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거기에 당시 시설 면에서 최고의 대학 극장이었던 메리홀과 도서관의 다양한 연극 서적들, 서강대의 연극에의 전통 등이 더해졌죠. 이렇게 멋진 환경에서 연극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요?”
당시 서강대의 자유롭고 예술적인 분위기는 학생을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상적인 것이었다. 지금도 윤 교수는 용인대에서 학생을 교육하고 학과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있어 늘 이런 서강대의 분위기를 마음에 두고 있다.
이근삼 교수의 연극수업과 영문과의 연극 관련 수업 외에도 신방과 수업을 통해 길러진 사회의식이 지금 연극을 하는데 든든한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비록 연극학과는 없었지만, 서강에서 예술을 다룰 수 있는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었던 셈이다.
"연극은 우리 삶의 현실을 담아야한다"는 윤교수. 그는 "우리 연극 무대가 우리 삶과 사회를 연극적으로 다루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연극의 재미를 잃어가고 있고, 사회로부터 힘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가 되기 전 그는 당시 상업주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공연계에서 <도망중> <물고기 축제> <귀천>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등 우리 삶과 사회를 다룬 여러 작품을 연출했고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체홉의 <세자매> <갈매기>를 비롯해 황석영의 <손님> 등 여러 작품을 연출하고 우리극 연구소 소장으로서 우리 연극을 이끌어 가고 있다.
끝으로 윤 교수에게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이제 제 나이가 50을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대학에서 학생들과 함께 해 온 연기지도에 대한 생각들을 좀 더 정리하고 싶고 또한 연출활동을 더욱 충실히 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연극을 잘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연극을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연극을 하고 싶어요. 좋은 배우와 좋은 스태프들이 모여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특히 우리 삶을 담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볼거리 위주의 공연이 판치는 공연계에서 우리나 삶의 이야기를 담은 그의 연극이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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