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사인가

거다 러너 지음/ 강정하 옮김/ 푸른역사

미국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한 저명한 역사학자 거다 러너의 최근작을 강정하(86․사학) 동문이 옮겼다. <왜 여성사인가>는 거다 러너의 역사관과 역사연구 방법론이 응축된 저서로 평가받는데, 특히 여성사 분야의 개척자로서 거다 러너가 쌓아온 연구성과가 집약되어 있다.

여성이라는 창을 통해 과거를 들여다보면 익숙하던 남성 위주의 기존 역사가 전혀 새로운 세계로 이해된다.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왜 역사가 문제인가’ 에 대한 대답은, 따라서 ‘왜 여성사가 문제인가’ 라는 질문으로 치환했을 때 가장 절실한 울림을 얻게 된다. 이 책에서 여성은 소수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여성으로서, 그리고 나치의 박해를 피해 망명한 유대인 이주민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온 삶을 담담하게 회고하며 저자가 역사연구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풀어놓은 대목, 나아가 역사가 인간에게 왜 중요한지를 저자 자신의 체험에 비춰 설득력 있게 논증하는 대목은 이 책의 백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