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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BK21 부진 원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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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6-02 15:16 조회17,4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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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21 사업에서 받은 초라한 성적표

학교 지원전략-교수 연구실적-구조개혁 모두 미달…준비도 관심도 부족했다

 

-2조원대 정부지원금 가운데 28억 받는데 그쳐전통의 인문사회-경제 분야 줄줄이 탈락 충격

-이번 결과만 보면 대학순위 21위에 해당대학원생 지원 어려워져 연구중심대학 안개속

-서강의 학풍과 강점에 대한 근본 재검토 필요‘공부하는 대학’ 이끌 수 있는 리더십 요청돼

 

이번 2단계 BK21 사업 선정 결과에서 모교가 받은 성적표는 참담했다. 정부지원금이 끊어지면 당장 일부 대학원의 운영에도 문제가 생긴다. 모교가 추진중인 전문대학원 설립 등의 발전 계획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모교 안팎에서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 선정과정에서 약진한 경쟁 대학에 비해 모교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서강이 줄곧 다져온 ‘공부하는 대학'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더구나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인문학 분야에서 한 푼도 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건'은 모교의 학풍과 강점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고 있으며, ‘선택과 집중'이 과연 어떻게 적용돼야 할 지, 학문의 전당을 운영해야 할 대학의 리더십은 어떠해야 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안겨주었다.

 

BK21 사업선정결과

올해부터 2012년까지 총 2조 300억 원이 투입되는 2단계 BK(두뇌 한국, Brain Korea)21 사업 선정 결과가 지난 4월 2 일 발표됐으나, 모교는 기대에 턱없이 모자란 2개 대형 사업단, 28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따내는 데 그쳤다. 모교는 생물 분야와 화공 분야 등 과학기술 분야 2곳의 대형 사업단에서 총 28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왔던 인문사회 분야와 경제학 분야는 지원한 사업단 4곳이 모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러한 결과는 497억 원(44개 사업단)을 지원 받는 서울대, 255억 원을 지원 받는 연세대(28개 사업단), 200억 원(28개 사업단)을 지원 받는 고려대, 158억 원(28개 사업단)을 지원 받는 성균관대 등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BK21 사업선정 결과만을 놓고 본 전체 대학 순위에서

서강대는 21위에 해당한다.


모교의 반응과 문제의 심각성

이 같은 결과에 모교 당국과 교수진은 당혹스런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학생들 역시 실망에 찬 의견을 쏟아냈다. 일부 언론에서는 “서강대의 몰락"과 같은 표현을 써가며, 모교의 부진을 이번 BK21 사업 선정 결과의 특이한 점 가운데 하나로 지적했다.


연구중심대학을 추구하는 대학에게 BK21 지원금이 끊어진다는 것은 일종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대학에 남아 연구를 계속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정부 지원금, 즉 장학금을 받으며 연구할 수 있는 지 여부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 점에서 모교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기존에

1차 BK21 사업단에 소속돼 있던 연구단위도 앞으로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연구중심대학으로 나아가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진의 원인과 대책

BK21은 사업의 성격이나 지원금의 규모로 볼 때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달려들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모교는 그동안 이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으며, 사업신청서 작성에서조차 경쟁 대학에 비해 미숙했음이 드러났다. 교육부가 요구하는 연구실적도 충족하지 못했고, 정보전에서도 밀렸으며, 신청과정에서 성의도 부족했던 셈이다.

 

모교에서 자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번 실패 원인은 대체로 △사업계획서 작성의 미비 등 준비 부족 △학부 학생 감축 등 대학 구조개혁 실적 부족의 문제 △학교당국의 정보 수집 및 지원 능력 부족의 문제 △교수 및 대학원생 숫자와 같은 학교 규모의 문제 △교수 연구 실적 부족의 문제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에 탈락해 큰 충격을 준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경우 연구성과에 대한 평점도 낮았을 뿐만 아니라, 계획서조차도 엉성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교육부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모교의 계획서는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문학부 전체가 하나의 사업단으로 참여한 것도 전문성을 살리지 못한 실패한 전략으로 평가받았다.


살아남은 과학기술 분야 2개 사업단 역시 선정 대학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평점을 받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2008년 실시되는 중간평가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중도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학생 수와 사업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모교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 또한 확실한 대책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대학의 전체적인 대응이 소홀했음도 이번 결과에서 드러났다. BK21사업은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교육부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구조개혁 여부가 평가항목에 포함되는데, 모교는 여기서도 전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여타 대학이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사업 선정에 매달렸던 것에 비하면, 모교는 제출시한 막바지에 가서야 허겁지겁 서류를 갖춰 제출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편 손병두 총장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서강대가 BK21 사업에서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은 선정 기준이 질보다는 양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정 기준 자체가 모교와 같은 중간 규모 대학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비슷한 규모의 대학들이 모교보다 좋은 성과를 낸 사례가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규모가 작은 포항공대나 KIST는 지원사업단이 100% 선정되어 ‘연구중심대학'으로 확고한 입지를 얻게 됐다.


아직까지 모교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이렇다 할 대책이나 개선방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BK21 선정 결과가 좋았던 대학의 사례가 참고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받는 성균관대의 경우 △이미 3년 전부터 학교 차원에서 준비체제에 돌입 △신규 교원 임용시에 연구업적을 우선시하여 채용 △교원들의 연구실적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 △BK21 사업공고 수개월 전부터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한 점 등이 성공요인으로 평가받았다.


앞으로의 전망

모교에서는 내부적으로 단편적인 발전 방향을 내놓고 있으나, 아직까지 전반적인 대책이 마련되지는 않은 상태. 모교는 △검증된 스타급 교수 초빙 △산업체와의 협력 및 지원금 확보 △우수 외국 대학과의 교류 확대 △우수 대학원생 확보를 위한 홍보 강화 △연구업적 우수교수에 대한 강의부담 경감 △구조개혁 △대규모 사업 지원을 원스톱으로 해 줄 태스크포스 상시 운영 등을 개선 방안으로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들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의 부재가 더욱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의 1차적 임무인 연구와 교육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대학 당국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다. 아울러 모교가 그동안 꾸준한 성과를 내왔던 분야, 이를테면 인문학 분야 등을 충분히 지원해왔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운영방침이 과연 어떤 내용으로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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