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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진아 작성일06-03-02 10:20 조회17,2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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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인다움 vs 서강인답지 않음

대학의 학풍과 역사는 곧 그 대학 졸업생의 이미지를 결정짓습니다. ‘하버드 출신’하면 차가운 수재의 이미지가,‘고려대 출신’하면 사회에서 똘똘 뭉치는 조직인의 모습이 곧 떠오르니까요.

그렇다면 ‘서강대 출신’ 은 한국 사회에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을까요? 아마 사회생활을 하는 동문 치고 “성실하다” 는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겁니다. 모 대기업 경제연구소에서는 “성실함으로 무장한 서강대 출신이야말로 ‘성골 중 성골’로 통한다”고 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선을 보고 온 한 친구는 상대편 남성으로부터 “서강대 출신이라 그런지 역시 ‘범생이(모범생의 속칭)’시네요”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출신성분은 절대 못 속인다”고 웃음을 터뜨리더군요.

그렇다고 서강인에게 결코 ‘고루한 모범생’ 의 이미지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 플레이’에서 특유의 창의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동문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조직에선 ‘서강대 출신은 개인주의적’이란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이렇듯 스테레오타입화 된 서강인의 이미지를 거부한다고 해도, ‘서강 출신’이란 꼬리표는 평생 우리를 따라다니기 마련입니다.

2006년 두 번째 서강옛집은‘서강인답지 않은 서강인’을 찾는데 주력했습니다. 같은 대학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동문들이 지금은 얼마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삶을 살고 있는지 조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서강대에 의대·한의대는 없지만, 서강대를 졸업한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는 의외로 많습니다. 서강대에 식품영양학과는 없지만, 이탈리아에서 전통 요리법을 익혀 국내에서 피자 체인점을 운영하는 분도 있습니다. 서강대에 심리학과는 없지만, 시네마 테라피스트로 거듭난 동문도 있습니다. 모두 서강대가 제공하는 한정된 커리큘럼의 틀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서강인답지 않은 그들에게서 신기하게도 ‘서강인의 향기’가 물씬 풍겨 나옵니다. ‘성실과 열정’이라는 서강인의 공통적인 코드를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강을 떠나 어느 곳에 있건 빛을 발하는 동문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문득 저는 ‘서강인다움’에 얼마나 부합하는 인물인지 자문해 봅니다. 서강인의 무기인 ‘성실과 열정’ 바이러스에 저도 ‘심하게’ 감염될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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