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레터-옛집에서 외치는 "반갑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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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6-01-24 11:01 조회16,25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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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한 친구가 제게 지하철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나이 60정도의 친구사이로 보이는 두 어르신이 있었는데, 한 정류장에서 한 어른이 내리면서 문이 닫히기 직전 안에 있던 친구의 뒷통수를 탁 치면서 가더랍니다. 좀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을 텐데, 제 친구는 그 모습이 부러웠나 봅니다.
최근 TV에선 “반갑다 친구야” 를 외치는 한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은 오래된 졸업앨범 속의 친구들을 찾고 만나고 행복해 합니다. 스튜디오 안의 가짜 친구들 속에서 진짜를 찾아가는 과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조바심 나게 하고 즐겁게 합니다. 또 각자의 추억 속에서 연락 끊긴 친구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옛 친구 찾기를 비롯한 ‘추억 되살리기’ 는 분명 큰 힘을 발휘하는 존재인 듯 합니다. 지금은 시들하지만 수년 전 동창찾기 사이트 ‘아이러브스쿨’ 은 엄청난 인기를 모았습니다. 경제 쪽에선 ‘복고 마케팅’ 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기업활동을 종종 보게 됩니다. 옛이름을 살린 제품이 다시 등장하고, 역사 깊은 상품은 초창기 포장디자인을 다시 쓰기도 합니다. 군용 상품이 판매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에선 PC통신 시절 화면 디자인을 채택한 사이트가 화제였습니다.
인간은 예전 것을 좋게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 때가 좋았지” 하며 과거 고생한 순간들도 시간이 흐르면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니 틀린 말이 아닌 듯 합니다. 인간의 자기최면일까요? 아니면 지금은 그 때의 고생을 안한다는 데서 나오는 간사함 탓일까요? 어떤 쪽이건 중요한 건 우리가 ‘추억’ 을 꺼내보며 기뻐하고 그 시절 살아있었음을 새삼 느낀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2006년 서강옛집은 두 코너를 새로 준비해 보았습니다. ‘Bravo, My life!’ 에선 개인사업을 하는 동문들의 삶의 진솔한 얘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통한 동문들의 “반갑다 친구야” 도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풍경과 추억’ 에선 서강 안팎의 추억들을 그림과 짧은 글을 통해 되살려볼까 합니다. 아무쪼록 서강옛집이 여러분들의 추억을 되살리는 매개가 되길 바랍니다.
처음 소개한 제 친구는 그 얘기를 하면서 “우리도 그 나이에 그럴 수 있을까"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그 시절 내가 살아있었다는 것을 또렷이 느끼게 해 줄 친구, 맘 편히 유치해 질 수 있는 친구와의 우정을 계속 잘 이어가려 합니다.
김주동(93.신방) 머니투데이 온라인총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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