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편지-이진환(88.생명)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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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5-06-27 16:47 조회24,24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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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승현이와 함께 한 이진환 동문.
생명과학과 88학번 친구들에게
이진환(88.생명) 동문
안녕 친구들아! 나야 진환이. 기억나지? 1학년 2학기 과대표~ 편지로나마 연락을 할 수 있으니 매우 반갑구나. 이렇게 편지를 써보는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라 기분이 매우 새롭다. 1988년 선배들에게 올림픽꿈나무라는 말을 들으면서 입학하여 서로 알게 된지도 거의 20년 가까이 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당시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대해 학교측에서는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협박성 편지를 보내는 바람에 우리동기 50명중에 불과 10여명만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했었지.
1학년 1학기 일반생물학 실험 첫날의 그 긴장감 넘치는 현미경 테스트는 누구나 기억하리라 생각한다. 실험조교인 대학원선배들의 엄격함과 그 진지함은 평생 기억에 남는다. 내가 대학원생이 되어서 신입생들에게 현미경 테스트를 시킬 때의 그 격세지감이란... 참으로 감회가 새롭더라. 또 해부실습을 위해 개구리를 잡아오겠다고 대성리로, 북한산으로 갔었는데 계절이 일러서 결국은 2~3마리밖에 못 잡아서 허탈했던 기억도 생각나고. 남자친구들이나 여자친구들이나 별반 차이없이 지저분했던 락카도 기억난다.(친구들아 미안, 사실은 사실이잖아)
일주일에 실험이 2~3과목씩 늘 있어서 실험이 있는 날은 R관 실험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실험이 없는 날은 실험리포트 작성을 위해서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곤 했었지. 그리고 기억나는 건 도서관에서 실험리포트를 쓸려고 자료를 찾아서 보다가 도서관 폐관시간이 되면 반납하지 않고 나만 아는 서가에 몰래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도서관가서 다시 꺼내서 리포트를 쓰는 얌체짓도 하곤 했었다. 난 또 개인적으로 전공서적 이외에도 내가 보고 싶은 책을 맘대로 볼 수 있었던 로욜라도서관의 개방식 서가가 너무 좋았다. 이야기가 너무 학구적으로 흐르네·(음 친구들이 돌 던지는 게 보이네·)
학교앞 막집부터 해서 청록호프, 주인아주머니의 구성진 노래 솜씨가 생각나는 육교집, 세미나나 리포트 쓸 때 자주 갔던 레테, 미팅할 때 주로 갔었던 BK, 로타리분식의 만두라면도 생각나고, 후문쪽에 에덴분식 이었던가? 콩나물밥이 맛있어서 자주 갔었지. 그리고 추억의 우산속과 벤츠280까지도 기억이 생생하다. 특히 1학년 때 문무대 다녀오던 날 마치 군대 제대한 남자친구를 반기듯이 과 여자동기들이 기다렸다가 우산속에 가서 신나게 놀았던 기억들.
그리고 여자동기들이 많아서인지 참 아기자기하게 잘 놀았었지. 종강모임하면 도마라고 하나? 쪽지에 서로 하고 싶은 말 적어서 돌리기도 하고 MT가서 진실게임 비슷한 것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유치할 수도 있지만 그 때는 참 진지하게 했었지.
이제는 사회생활에 바쁘다 보니 친했던 친구들과도 일년에 한두번 보기도 힘들지만 처음에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 생각을 하면서 사실 이유없이 성균이 생각이 많이 났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연락이 안되서 더 궁금한 것도 있지만 성균이와 나는 특별한 기억이 있다. 늦가을 어느날 성균이가 나에게 와서 며칠만 자기를 도와달라고 하면서 나를 과천경마장앞 허름한 비닐하우스로 데려갔다. 그 비닐하우스에는 의지할 곳 없는 할머니 한분이 살고 계셨는데 비닐하우스가 낡고 난방이 되지 않아 겨울을 나기에 어려움이 많아 보였었다. 그래서 성균이와 나는 겨울을 날 수 있게 비닐하우스를 고쳐드리고 비닐하우스 안에 한 가득 보관하고 계시는 고철, 폐지 등을 인근 고물상에 팔아서 돈을 마련해 드렸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성균이는 나에게 몸과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었다. 성균아, 어떻게 지내니? 무척 궁금하구나.
아직 박사학위과정 중에 있는 (권)정호, 재혁이, 영재, 이미 박사님이 된 형구, 화학과로 전과해서 교수가 된 관우, 잠시 귀국했다는 소식이 들리는 순성이, 잘나가는 광고회사 차장님 일권이, 유명한 영어선생님 희선이, 박사출신 학원선생님 재호, 딸부잣님 사모님 (박)은희, 조만간 결혼 예정인 인식이, 신부님이 된 종연이, 사장님이 된 윤식, 철수 그리고 나, 출장왔었는데 내가 바빠서 못 만나고 그냥 올라갔던 종석이, 작은 형과 같은 건물에 사무실이 있어서 우연히 만났던 주환이, 졸업하니까 더 생각나는 기현이, 항공사에 근무하는 건석이와 지태, 우리과 유일한 연구원이 되버린 계호, 친구들 건강걱정에 열심인 윤진이, 책 만드느라 바쁜 민화, 얼마전 도둑장가간 경빈이, 제주도 노동자를 지키는 홍철이, 같은 건물에 근무하면서도 술 한잔 제대로 못한 성범이, 가끔 이메일로 연락주고 받았던 진혁이, 열심히 직장생활 중인 준태, 양수, 희철이, 정말오 래된 친구 교남이, 동네 친구면서 한번도 못 만난 정미, 원영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예루, 독일갔다는 영주, 어디선가 한의사 선생님이 되었을 (박)정호 그리고 소식이 궁금한 주원이, 성균이, 영석이, 두식이, 윤석이, (심)은희, 현숙이, 정은이, 진경이, 희숙이, 욱호, 윤상이, 영민이. . . 다들 보고싶다 친구야!!!
이제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주 보기는 힘들고 해서 내가 인터넷상에 동기모임을 하나 만들었으니 동기들아! 다들 들어와서 소식들을 올려주기 바란다. 주소는 SGBIO88.cyworld.com(서강대학교 생명과학과 88학번)이다. 이제와서 싸이가 왠 뒷북이냐고 하지 말고 들어오면 재호나 나의 최근 모습도 볼 수 있고 (박)은희네 행복한 가족사진도 볼 수 있단다.
이진환(88·생명) 동문은 최근 LG생활건강 마케팅팀을 퇴사하고 경기도 화성에서 GS칼텍스 미성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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