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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류영욱(92.사학)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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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4-12-03 14:12 조회25,0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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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대 1 경쟁률 뚫고 유일한 동양인‘쾌거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실 특별검사보 된 류영욱(92.사학)동문

 

전세계 유능한 법학 인재들이 선망하는 국제 사법무대에 서강인이 우뚝 섰다. 올해 미국 페이스(PACE) 로스쿨에서 미국 법학박사(JD) 학위를 취득한 류영욱 동문(92.사학)이 바로 그 주인공. 류 동문은 지난 10월 말 국제형사재판소(ICC·International Criminal Court) 검사실 특별검사보(Assistant Legal Officer)자리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세계각국에서 지원서를 낸 법학 전문인력들과 86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치른 끝에 얻어낸 결과였다. 

 

류영욱 동문이 몸담게 된 국제형사재판소는 내란이나 전시 중 대량학살이나 반(反)인도주의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해당국가가 처벌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을 경우 이를 기소하고 재판하는 상설기구로 2002년 출범했다. 지난해 6월까지 18명의 판사와 1명의 수석검사 인선 절차를 마치고 외형을 갖춘 국제형사재판소는 같은 해 연말부터 전문인력 모집전형 공고를 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모집 과정을 거쳐 선발된 류동문은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 갔다. 

 

이번에 보내온 류영욱 동문의 낭보는 지난 수년간의 치열했던 유학생활의 결실이기도 하다. 류 동문은 모교 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 사회심리학과에 편입했다. 수면시간을 줄여가며 공부에 매달린 끝에, 3년으로 예정됐던 과정을 1년만에 마쳤다. 학부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와 브로드웨이에서 일자리를 얻은 류 동문은 ‘entertainment law'에 관심을 갖게 됐고,이는 로스쿨 지원으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로스쿨 입학을 위해 통과해야 할 LSAT시험까지는 불과 한달 반이 남은 시점이었다. 그 시험은 “한국에서 28년을 살던 사람이 미국간지 1년 만에 한달 반 공부해서 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시험"이었다고 류 동문은 말한다. 그러나 류 동문은 더 좋은 성적을 얻겠다고 다음 기회를 생각할 수는 없다고 판단, 바로 시험을 쳐 법학대학원에 진학했다. 

 

로스쿨에 입학한 류 동문은 동급생간의 치열한 학업경쟁 속에서도 사회경험을 쌓는데 주력했다. 로펌에서 인턴사원으로 경력을 쌓아가던 류 동문은 몇 달뒤 뉴욕 주정부 지역사무실로 일자리를 옮겼다. 이때 작성하여 정부와 의회에 제출한 이민문제 관련 보고서가 높이 평가받았고, 이는 곧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의원측의 눈에 띄게 됐다. 힐러리 상원의원의 법률보좌역을 맡으면서 류 동문은 국토방위법 등 주요법안 작성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짧고 굵었던 유학기간은 올해 5월 법학 박사 학위를 거머쥐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불과 4년여의 기간동안 이루어낸 성과였다. 그러나 학위나 자격증이 최종목표가 아니었던 류 동문은 재차 국제무대로 활동공간을 넓히고자 했고, 이번에국제형사재판소의 특별검사보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숨가쁘게 달려온 류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국제형사재판소에서 활동하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류 동문이 담당하는 업무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이곳의 특별검사보 자리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일을 맡고 있습니다. 세계각국을 방문하여 연설하는 부서장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일이며, 재판소내 규정과 재판소가 대외적으로 맺는 계약의 초안들을 검토하는 일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류 동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업무는 무엇입니까? 

“국제형사재판소의 헌법이라 할 수 있는 Rome Statute를 세계 각국에서 자국법으로 입안한 내용을 각국의 대사관 및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이곳에 데이타베이스화하는 일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데이타베이스는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들뿐 아니라 전세계의 로스쿨에서 개설되는 국제형 사법 강의의 기초 자료가 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곧 콩고와 우간다에 대한 본격적 조사가 시작되는데, 이제 무척 바빠질 것 같습니다." 

 

Q>국제형사재판소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알려졌습니다. 

“올해 2월말에 지원해서 7월에 전화인터뷰에 뽑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전화인터뷰를 한 후, 바로 다음주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2명이 헤이그로 초청되었다고 하더군요. 8월 초에 헤이그로가서 일주일씩 현지의 일을 하고 나서 최종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 니, 그 자리에 860 여명이 지원을 했고 30명 정도가 전화인터뷰에 뽑혔다더군요.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자리였던 셈입니다. 이번에 국제형사재판소에 2명이 선발됐는데, 저말고 또 한 사람은 슬로베니아 대통령 보좌역 출신이었습니다. 10월 말에 헤이그로부터 합격연락을 받고 여기 이렇게 와있습니다." 

 

Q>미국에서 로스쿨을 마쳤다면 어느 정도 출세가 보장된 셈인데, 어떻게 또 다른 일에 도전하게 됐습니까? 

“로스쿨 재학 중 일반 로펌에서 일할 때는 벌이가 제법 괜찮았습니다, 요컨대 변호사니까요. 하지만 1학년 마치고 나서진로를 UN이나 미국 국회쪽을 비롯한 공공기관으로 잡고 나니, 수입은 거의 제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그동안의 제배움과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힘없고 소외당한 사회의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국제형사재판소의 특별검사보로서 임하는 자세와 다짐을 말한다면요.

“국제형사재판소는 유고전범재판소나 르완다 전범재판소와 달리 영구적 기관입니다. 아직까지 현실적 제약과 어려움이 적지 않게 존재하지만, 국제질서라는차원에서 국제형사재판소가 갖는 의미는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

 

Q>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밝혀 주십시오.

“대학 재학중 학생운동을 하며 했던 고민들이 여기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뽑혔는데, 앞으로 한국보다 인권 상황이 열악한 나라를 위해 저의 역량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또 국제형사재판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UN과같은 좀더 큰 국제 기구로 진출하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습니다.”

 

류영욱 동문은 모교 재학시절 교내 운동권 동아리인 한국정치경제연구회의 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학생운동에 열심히 참여했다. 류 동문은 “한국정치경제연구회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정말로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해서는 킨젝스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홍대 앞에서 밴드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에게 킨젝스는 “마음의 고향"으로 남아있다. 지금 당장 급한 목표는“머리가 더 빠지기 전에 장가를 가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류 동문은“이번에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서강인의 긍지를 여기서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는다. 서강 동문들이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확인해 나가야할 다짐이다.

 

장영권(91·사학) 본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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