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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장인을 찾아서(2) 대덕전자 이진호(67.화학)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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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4-01-15 11:01 조회20,3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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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장인을 찾아서](2)대덕전자 이진호 전무 2004/01/14(전자신문) 인쇄회로기판(PCB)산업은 전기회로설계에 따라 여러 부품을 연결하거나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전자제품 신경시스템에 비유된다. 따라서 PCB는 전자제품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부품으로 우리나라 가전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대덕전자 이진호 전무(57)는 이러한 PCB 산업에 지난 80년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올해로 24년째 몸담고 있는 몇 안되는 인물이다. PCB 기술의 토대를 닦고 전자제품 경쟁력 강화에 혁혁히 기여해 온 그는 오늘도 PCB 연구 개발과 후진양성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표면실장기술(SMT)이 80년대 후반 국내 도입될 당시 열충격 완화 시험 등 갖은 연구 끝에 이 기술을 기판에 접목하는 데 성공, 부품의 고밀도 실장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외산 PCB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산 전자제품의 소형화 시대를 여는 데 일조했다. 또 미국 노텔로부터 지난 84년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인정받아 우리나라 PCB 산업이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딛게 하는 연구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그가 PCB산업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지난 80년 전자기술연구소 이용태 부소장(현 삼보컴퓨터 회장)의 다층 PCB 제조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다. “당시 컴퓨터를 만들려면 4층 PCB가 필요한 데 그때 대덕·금성전기·코리아써키트가 양면(2층)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어 이용태 부소장이 IBRD 차관으로 그 프로젝트를 진행,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진호 전무는 캘리포니아 소재 시르텔(Cirtel)이란 PCB 업체에 1년 동안 해외 연수를 가게 됐다고 한다. 시르텔은 핵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등 군용 PCB같은 첨단 제품을 만들고 있어 선진 PCB 기술 습득에 안성마춤인 회사였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귀국할 무렵 전두환 대통령이 사회 전반 개혁차원에서 전자기술연구소와 전기기술연구소를 전자통신연구소로 통합하는 바람에 프로젝트고 뭐고 다 날라가 버렸죠. 그래서 전자통신연구소 반도체 연구실에 일하던지 아니면 PCB 업체로 가는 양자 선택의 길에 놓이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별 볼일 없는 지식이었지만 1년간 배운 PCB를 어떻게든 살려보자는 생각에 편안한 연구실 보다 도금약품 냄새가 코를 찌르는 PCB 업종을 택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이 전무는 지난 84년 대덕전자에 입사한 첫해를 가장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그가 노텔로부터 제품 승인을 받아 PCB산업에서 수출 물꼬를 터트린 것. 노텔은 미국 어느 회사도 시도하지 않은 PCB를 한국에 아웃소싱했고 대덕전자는 국내 최초로 PCB를 해외 수출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노텔측의 제품 규격은 벨코어스펙(Bell Core Spec)을 기반으로 작성해 SIR·SEC 등 새로운 요구사항이 많아 그 항목들을 통과하기 위해 밤을 하얗게 새웠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돈만 주면 쉽게 SEC 장비를 살 수 있지만 그때는 상품으로 파는 것이 없어 이것 저것 부품을 구입해 만들어 보고 작동이 안되면 부수고 다시 만들어야 했었죠” 지금은 대중화된 표면실장기술(SMT)이 처음으로 PCB에 채택될 때도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때는 감광성 솔더마스크가 없던 열경화성 잉크 시대여서 SMC 패드(Pad)에 조금이라도 솔더마스크가 닿으면 불량이 나서 매일 불량과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외에도 80년대 말 수퍼노드라고 불리는 10층 고다층 PCB를 인증받기 위해 밤을 새웠던 기억도 새롭다. 그 제품은 캡(CAP) 디자인이라 외층에 회로가 없어 쉬워보였다. “그렇지만 신뢰성이 까다로워 열충격 후의 홀월세퍼레이션(Hole Wall Separation)·레진리세션(Resin Recession)·리프트패드(Lifted Pad)가 저를 많이 울렸죠. 기술인력이 몇 명 밖에 없어 우리가 안 하면 해줄 사람이 없어 죽을 각오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수출한 제품에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매번 출장을 가야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한번은 노텔측이 고다층 PCB 수입검사에서 열충격 테스트를 해보니 PTH에서 마이크로 크랙이 발생해 제품을 모두 못쓰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전무는 심각한 표정으로 PCB를 들여다보며서 잘못됐으니 전부 폐기처분하겠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노텔 한 담장자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오히려 제품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저를 설득하더라구요. 사실 열충격 후의 아주 미세한 크랙이기에 고객이 사용하려 들면 사용할 수 있었죠” 그 덕에 이진호 전무는 혼자 2주간 호텔에 머물며 매일 노텔에 출근해 손톱이 다 닳도록 크로스섹션(Cross Section)을 해야만 했다. 로트당 3개씩 샘플링해 정해진 기준(Criteria)를 넘으면 폐기하고 그 안에 들면 사용하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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