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74.사학) 여성 첫 '와인 작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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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8-21 16:08 조회19,73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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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첫 '와인 작위' 받은 대유와인 이경희 실장
2003/08/06(매일경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주류 업계에서도 여성 와인 전문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와인 기사로 선정돼 영광이고 한편으론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대유와인 이경희 실장(49)은 지난달 말 프랑스 보르도에서 감격스러운 순간을 맛봤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 부인인 베르나데트 여사,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느 드뇌브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보르도의 와인 기사 작위를 받은 것.
프랑스는 2년마다 보르도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와인 전시회인 '비넥스포'를 여는데 가장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기사 작위 수여식'이다.
보르도 등 주요 와인 생산지역에서 전세계적으로 와인을 알리는데 기여한 인물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하는 행사다.
국내 여성으로 프랑스에서 와인 작위를 받은 것은 이 실장이 처음이다.
그는 "기사 작위 수여식에 한복을 곱게 지어 입고 갔는데 참석자들에게 이목을 많이 끌었다"며 "와인 업계에서 훌륭한 여성 인력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어프랑스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던 이 실장이 대유와인으로 옮긴 것은 지난 2000년. 와인업계에 뛰어든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지만 와인과의 인연은 누구보다도 끈끈하다.
국내에서 역사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 실장은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간 후 12년 동안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와인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처음 프랑스에 갔을 때 실생활에서 와인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매우 신기했어요. 역사학도로서 유럽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와인의 역사가 인류 문명의 발달과 큰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프랑스에는 긴 전통을 자랑하는 와인들이 많아요. 와인은 마음과 동시에 머리로 이해하는 술이라는 게 매우 흥미로웠지요 ."
이 실장은 다른 술은 잘 하지 못하지만 와인은 2~3잔 정도 즐긴다. 식탁에 두고 오래도록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여자친구들을 만날 때도 꼭 와인 한 잔씩을 권할 정도다.
"우리나라 음주문화가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건강에도 안 좋고 폐혜가 많지요. 하지만 와인은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이나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입니다. 프랑스에서는 갓 아기를 낳은 산모에게 좋은 레드 와인을 마시라고 권한답니다. 또 앞으로 글 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 와인을 할 줄 안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되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 즐겨 마시는 와인을 묻자 "누구와 마시는가, 어떤 자리에서 마시는 가에 따라 선호하는 와인이 달라진다"면서 "역동적인 느낌을 주는 '바롱 나다니엘'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무조건 비싼 와인을 찾지 마세요. 초보자가 몇 백만원 짜리를 마시면 그 가치를 잘 모르지요. 처음 와인을 시작하는 분들은 보졸레 누보나 무똥까데, 칠레 등지의 단일품종 와인이 잘 맞아요. 그 후 지역별, 포도 품종별 특성에 따라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을 탐색해 보세요. 와인은 끊임없이 미각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술이랍니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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