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업 뜨는 직업] 리스크 매니저 2003/06/16(한국일보) 1997년 외환위기는 여러 가지 사전 경고 신호가 있었지만 정부가 올바로 대처 하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비극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파산 위기를 맞았으며 국가는 국제적 신용 추락의 수모를 당해야 했다. 리스크 매니저(Risk Manager)는 바로 기업과 국가에 닥칠 수 있는 미래의 위험을 예측하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직업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업무 영역도 단순한 수학과 계량화를 통한 위험 관리뿐 아니라 회사의 전략과 경영 전반에 대한 관리까지 넓어지고 있다. 하나은행 김종호(36) 차장은 경력 5년차의 리스크 매니저다. 김 차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년간 경영전략본부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리스크 매니저에 대한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회사의 지원으로 미국에서 MBA 과정을 수료한 99년부터 리스크 매니저로서의 경력을 쌓고 있다. 김 차장의 하루는 밤 사이에 올라온 해외지사와 위탁기관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주가와 금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외국에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국내기업의 신용등급 및 가치는 어떻게 변했는지를 모두 파악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란 주가, 금리, 신용도 등 현재와 과거의 통계 데이터를 입력하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유력한 가능성을 계산하는 시스템으로, 정확한 예측을 위해 수시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김 차장은 “최근 입사하는 후배들은 금융공학을 전공하거나 MBA과정을 수료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특히 경제 통계 수학 등의 지식은 필수”라고 조언한다. 또 “주가나 금리가 갑자기 떨어지는 등 시장이 불안할 때는 하루 걸러 한번씩 야근을 한다”며 리스크 매니저가 되고 싶은 사람은 격무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리스크 매니저는 약 150명 정도이며, 신입직 기준 연봉은 약 4,000만~5000만원 정도다.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 FRM(Financial Risk Manager)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에 유리하다. 인크루트의 최승은 팀장은 “외환위기후 리스크 매니저에 대한 국내 기업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갖춘 고소득전문직을 원하는 구직자들이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