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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은행 이종수(73.경영)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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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3-24 11:03 조회19,8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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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층에 창업자금 지원 사회연대은행 이종수 운영위원장 2003/03/24(동아일보) 그는 평생 세 차례 은행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국내에 외국계 은행 지점을 개설했고, 두번째는 인도네시아에 합작은행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창립된 그의 세번째 은행인 ‘사회연대은행’(02-324-9637)은 그 종류가 전혀 다르다. 돈으로 돈을 버는 은행이 아니라 돈으로 가난을 구제하는 은행이기 때문이다. 이종수(李鍾洙·49) ‘사회연대은행’ 운영위원장. 그가 산파역을 맡아 출범한 이 은행은 보증인도, 담보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저리로 최대 1000만원의 창업자금을 빌려주고 창업지원까지 해준다. ‘빈자의 은행’으로 알려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한국형 모델인 셈이다. 이 은행 운영위원 9명은 그를 빼고는 모두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가나 학자, 성직자다. 반면 그는 16년간 ‘순수’ 은행원으로 지내다 이후 대기업 기조실장과 동남아본부장 등의 경력을 쌓아온 이질적 존재다. 다른 운영위원들이 우리 사회에서 분배의 초병들이었다면 그는 성장의 첨병이었던 셈이다. 이쯤 되면 분배진영에서 그를 경영전문가로 스카우트했다고 봐야 할까. 하지만 그의 경우 스카우트되거나 포섭된 것이 아니라 ‘귀환’했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하다. “정신을 차린 거죠. 그동안 돈 버는 재미에 빠져 살았으나 이제는 이웃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깨달은 거죠.” 그랬다. 그 스스로가 서울 사당동 철거민촌에 사는 ‘빈자의 이웃’이었다. 중학교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철거민촌에 들어간 그는 명문고로 꼽히던 서울고에 진학했지만 대학을 포기하고 취업전선에 나서야 했다. 초라한 현실에 찢기고 상처받은 자존심은 벌겋게 부풀어 올랐다. 가출 끝에 부모 몰래 서강대 경영학과에 응시해 합격했다. 친척의 도움으로 간신히 학비는 마련했지만 대학에서 그는 학생운동에 뛰어들었고, 2학년 때인 1974년 민청학련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6개월의 옥살이를 통해 그는 밑바닥 인생들을 사귀면서 세상을 향한 눈흘김보다는 눈웃음을 배웠다고 했다. 출옥 후 1년 뒤, 갈 곳 없어 자신의 철거민촌 집을 찾은 감방동기와 4년반 동안 한 방에 살면서 그를 장가보내기도 했다. “잘 살고 있었다면 오히려 그와 함께 살기 힘들었을 거예요. 오히려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이 베풀 게 더 많다는 것을 배웠죠.” 힘겨운 복학 후 그는 1남3녀의 충실한 장남 역할로 돌아왔다. 마침 우리 경제는 산업화의 절정을 향해 치달았고, 그의 인생은 첫번째 전환을 맞았다. 그는 신원조회를 피할 수 있었던 체이스 맨해튼 은행에 입사해 호주은행 한국법인을 세우는 데 참여한다. 이후 인도네시아에 합작은행을 설립하는 데 참여하며 동남아통이 된 그는 다시 진로그룹에 발탁돼 기조실장과 동남아본부장 등을 맡는다. 1997년 그를 태우고 정신없이 달리던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로 큰 숨을 들이쉬면서 그도 호랑이등에서 내려섰다. 훌쩍 사표를 낸 그는 인도네시아 노동부에서 진행 중이던 농촌지역 빈민직업교육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1년여 후 국내에 돌아온 그는 지천명(知天命)을 앞둔 나이에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했다. 그곳에서는 이미 자신의 구상과 비슷한 개념이 숙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재원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사회복지학자들의 서랍 속에 박혀 있던 ‘사회연대은행’은 추진력을 얻었다. “은행은 복권판매대행 수익의 일부를, 주유소는 기름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내놓을 수 있어요. 백화점은 별도의 유통코너를 만들어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겁니다.” 삼성그룹이 사회복지공동기금을 통해 출연한 10억원을 내놓아 가장 먼저 동참했다. 10평도 안 되는 사무실에 아직 간판도 제대로 못 달았지만 연내 40억원, 5년 안에 200억원 이상을 모금한다는 것이 목표다. 정식활동은 이르면 4월경 시작하지만 벌써 문의전화가 1000통이 넘게 쏟아지고 있다. “저희 목표는 성공이지 시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좋은 계획과 열심히 일할 자세를 갖춘 분들만 골라 창업지원사업을 펴나갈 겁니다. 저희 은행도 은행이니까요.” <권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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