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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자녀이름으로 장학금 기탁 노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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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2-27 10:14 조회9,1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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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응원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서강동문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하는 사람은 열이면 아홉이 동문입니다. 남은 한 명에 해당하는 기탁자 가운데 대부분은 교수와 직원입니다. 그런데 아주 소수의 장학금 기탁자 가운데 동문의 부모가 있습니다. 2011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딸 왕윤선(05 수학) 동문의 이름으로 매달 20만 원씩 기탁한 덕분에 700만원 넘게 장학금을 후원한 노미 씨도 학부모로서 후배들을 돕는 서강가족입니다.

“딸이 수학과를 졸업했을 뿐만 아니라 아들도 현재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이에요. ‘서강’ 하면 공부 열심히 시키는 학교란 이미지가 있잖아요. 특히, 남편이 기업체에 서강대 이미지가 무척 좋다고 추천해서 두 아이 모두 서강에 보냈죠.”

서강과 인연을 맺은 자녀들은 남부럽지 않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딸은 평소 좋아하던 영어 실력을 활용해 월트디즈니사에 취업했고, 얼마 전에는 대리로 승진했습니다. 국비장학생인 아들은 남편 회사에서 추가로 지원받은 등록금을 모아 본인 결혼 자금에 보탰습니다. 이만하면 여러 사람에게 ‘자식 농사 잘 지었다’라는 칭찬을 들을 만 합니다. 그런데 노미 씨는 어떠한 이유에서 제 자식이 아닌 재학생들의 학업까지 돕게 됐을까?
 
“딸이 같은 학과 동기 남학생이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어요. 군대 제대 후 얼마나 앞날이 깜깜했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싶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답니다. 그 무렵 높은 대학 등록금이나 청년실업 문제가 차츰 커지기도 했죠. 그래서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었어요.”

처음 기부에 나서게 된 계기를 설명하던 노미 씨 목소리에는 어느새 안타까움이 가득 묻어났습니다. 아무리 서강이 명문대학이라해도 특출한 스펙이 없으면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스펙을 쌓으려면 시간과 돈이 들기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취업이 더욱 힘들 것이란 걱정도 이어졌습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 정말 짜증나요. 태어나면서부터 어려운 사람에게는 이 말이 얼마나 큰 짐이 되겠어요. 어렵게 취업한다 해도 빚과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힘든 상황은 되풀이되기 십상이죠.”

사실 노미 씨의 기부는 동문장학회가 처음이 아닙니다. 오래 전부터 도움이 필요한 여러 단체에 이미 기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기부는 제 삶의 원동력이에요. 일하다가 힘들 때, 제가 기부하는 곳들을 생각하면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이 저절로 생긴답니다.”

노미 씨는 자기 힘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대학생에게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은 본인 탓 아니에요. 작은 바람을 덧붙이자면 지금 동문회보에 실리는 제 인터뷰를 보고 후배는 물론 다른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분이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나면 좋겠어요. 조금 돕는다고 뭐가 바뀔까 의심할 법도 하지만, 십시일반 조금씩이라도 기부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희망은 조금 더 생기기 마련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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