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즈 현장취재]"그때 우리의 서강은" with 19학번의 시선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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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10-26 16:18 조회8,78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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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의 서강은> with 19학번의 시선 [1편]
서포터즈 1기 박종민(19 미디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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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이 바뀝니다. 나를 둘러싼 인간관계, 나 자신, 내 주변 환경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언가는 남고, 무언가는 사라지고, 또 무언가는 떠나갑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고 하는데 요즘 시대는 너무 빨라서 1년 사이에 휙휙 바뀌기 일쑤입니다. 우리의 서강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입학한 지 채 3년밖에 안됐는데 벌써 주변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이 장기화되며 학교의 분위기마저 변했습니다.
학교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모든 분들에게 서강의 현재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서강은 여러분의 기억 속 서강과 얼마나 닮아있고, 변해있을까요?
"먼저 학교 안에 공간들로 가볼까요?"
#알바탑
학교에 들어오면 항상 가장 먼저 맞이해주는 건 알바트로스탑(알바탑)입니다. 서강의 상징 중 하나인 “Obedia Verati”, “진리에 순종하라”가 적혀있기도 하죠. 가끔 내 대학생활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를 때 이 문구를 떠올리면서 방향을 잡기도 합니다. 알바탑은 졸업 시즌이 되면 가장 핫한 곳이 되는 것 같아요. 졸업 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쓰고 다들 줄을 서서 알바탑 앞에서 사진을 남깁니다. 그만큼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예전에 만우절날 동기들과 다같이 알바탑앞에서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청년광장
각 대학마다 학교의 정체성이 되는 공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강대학교의 정체성이 이 청년광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서강’이라는 말에 걸맞는 공간인 것 같아요. 푸른 잔디 위를 자유롭게 누빌 때면 마냥 즐겁습니다. 공강시간에 동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청년광장에 앉아 수다를 떨기도 하고, 가끔은 작은 간식들을 가져와 나눠 먹기도 하며, 시험기간에 밤을 샐 때 청년광장에 잠깐 앉아 있으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되기도 합니다.
#우정관
새내기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건물이 아닌가 싶어요. 1층에는 학생식당이 있고, 2층에는 교내 카페가 있고, 그 위로는 각 과별로 섹션방이 있는 건물이죠. 공강시간, 강의와 강의 사이사이 쉬는 시간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섹션방에 들어가면 항상 동기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섹션방에서 자연스럽게 몰랐던 동기들과도 친해지게 될 수 있었어요. 배가 너무 고프고 움직이기 귀찮을 때는 섹션방에서 시켜먹는 배달음식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코로나19가 마무리되고도 이 섹션방 문화는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GN관-K관_사잇길
‘우정풍’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분 있으신가요? 저는 새내기 때 처음 알게 된 단어였어요. 우정관과 체육관,남문 그리고 경제관과 K관 사이 길목에 바람이 강하다고 해서 만들어진 단어라고 합니다. 실제로도 바람이 굉장히 강한 곳이죠. 그런 바람을 뚫고 나면 GN관과 K관 사잇길이 나옵니다. 아마 가장 많은 학생들이 지나는 길 중에 하나일 것 같아요. 무심코 길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먼저 나와서 동기들과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축제 시즌일 때는 이 길에 푸드트럭이 양 옆으로 잔뜩 깔렸었죠. 다양한 음식과 음료들을 조금씩 사서 함께 먹는 재미는 또 경험하고 싶은 일입니다.
"이제는 학교 밖으로 가보겠습니다."
#청석골
아마 여기는 한 번씩은 다들 가보셨을 것 같은데요, 뼈해장국이 진짜 맛있는 식당이죠. 청석골이 이 개골목에 하나 있고, 정문에도 하나가 있어서 이 곳은 뼈해장국을 판다고 하여 동기들끼리 ‘뼈석골’이라 불렀었죠. 아직도 제가 여기를 맨 처음에 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전날 개강파티를 하고 나서 해장을 하고자 동기들끼리 다같이 지도를 봐가며 들어갔어요. 저렴한 가격대에 맛있는 국밥을 먹을 수 있어서 가끔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최근에 혼자 먹으러 갔었는데 내부가 리모델링됐더라고요. 원래는 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는데 이제는 의자가 있어서 그냥 신발 신고 먹으면 된답니다.
#옹고집
이 술집도 서강대생들이 많이 찾았을 것 같은데요, 옹고집입니다. 주로 뒤풀이를 하거나 아니면 동기 생일 기념으로 술을 마실 때 여기를 왔었어요. 지하로 들어가는 구조도 독특했고, 안주로 나오는 닭볶음탕은 정말 맛있는 술집이었습니다. 지하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소리가 울려서 좀만 시끄럽게 굴어도 사장님이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쭈꾸미블루스
매운 거를 맛있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찾는 식당이죠. 학교에서 약간 거리는 있지만 그만큼 맛있어서 종종 들르곤 했습니다. 가게 밖부터 안까지 모두 레트로 디자인이라 어딘가 모르게 더 흥미가 갔습니다. 불판에 한 쪽은 계란찜, 한 쪽은 홍합국 그 사이 양념된 쭈꾸미삽겹살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맛입니다. 거기에 다 먹고 나서 후식으로 볶음밥까지! 갈 때마다 항상 볶음밥 사이에 하트를 만들어주셨는데 요즘도 그러시는지 모르겠네요. 예전에는 주문을 할 때 직원분들한테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요즘에는 테이블마다 테블릿이 있어서 그걸로 주문을 넣으면 된다고 하네요.
#커피브레이크
“어디서 공부하지?” “커브(커피브레이크) 가자 커브.” 학교 정문 바로 옆에 있는 스터디카페죠. 음료도 저렴하고 안에 자리도 많아서 시험기간이건 아니건 항상 학생들이 있는 곳인 것 같아요. 친구들끼리 모여서 시험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조별과제 회의를 할 때 자주 애용했던 공간입니다. 저는 여기 음료 중에 미숫가루라떼랑 딸기라떼가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터줏대감같았지만 어느새 사라진 곳들도 참 많습니다."
#청사초롱
학교 정문에서 신촌역 가는 길에 ‘청사초롱’이라는 술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상가 안에 있는 건물이라 낮은 계단을 올라가서 들어가야 했었죠. 가게에 들어가면 신발을 신은 채로 앉을 수 있는 자리가 2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자리가 5개 정도 있었어요. 청사초롱에서 가장 자주 먹었던 건 전이었습니다. 해물파전이랑 김치전이 정말 맛있었죠. 거기에 막걸리와 독특한 맛의 소주는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비가 올 때는 동기들에게 한 번씩은 청사초롱 얘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그 가게가 독특했던 거는 사장님때문이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욕쟁이 할머니’ 느낌의 사장님이었죠. 가게에 온 손님들에게 과감하게 세게 이야기하시는 걸로 유명하신 분이었습니다. 저도 한번은 쟁반채로 음식을 나르다가 왜 쟁반을 가져가냐고 하면서 한 소리 듣기도 했었습니다. 작년 6월까지 영업을 하고 영업이 종료되었습니다. 어찌보면 저의 새내기 시절과 참 많은 연이 있는데 더 찾지 못해 안타까움도 드네요. 사장님이 영업을 종료하신다고 하면서 가게 앞에 붙인 문구가 기억에 남아 적어봅니다.
“서강대 사랑해요”
#발리비스트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면 먹는 음식도 참 다양해지는 것 같습니다. 개골목에 있었던 ‘발리비스트로’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동남아시아풍의 음식이 맛있다고 하길래 동기들과 종종 갔었습니다. 높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2층짜리 식당이 있었는데요, 양이 정말 많았던 걸로 기억에 남습니다. 독특한 맛이었어서 비슷한 음식을 먹을 때마다 생각나곤 했습니다.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아쉽게 영업을 종료한 많은 가게들 중 하나였습니다.
"서강에는 유행과 문화도 참 다양했습니다."
#MT
이제는 완전 다른 세상의 단어가 된 것 같은데요, 2년 전만 하더라도 MT를 정말 많이 갔었습니다. 제가 갔던 첫 MT는 저희 섹션끼리 갔던 MT였습니다. 3월의 마지막 날 전 날에 저희는 경춘선을 타고 가평으로 떠났습니다. 수업이 일찍 끝나는 선발대가 먼저 가고 저는 후발대가 되어서 친구들과 함께 가평역으로 갔습니다. 가평역에 도착하여 펜션 차를 타고 펜션에 도착해 짐을 풀고 다같이 고기를 구어 먹는 것을 시작으로 MT를 즐겼습니다. 중간에 불이 꺼지기도 하고, 기획단이 준비했던 레크레이션이 엉망이 되기도 했지만 정말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면서 놀았던 것 같습니다. 술을 취할만큼 마시기도 했고, 중간에 편의점으로 도망쳐 나와 컵라면도 먹고, 취기를 부여잡으면서 동기들과 새벽에 이야기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다음날, 후드를 뒤집어쓰고 겨우 학교로 와 다같이 청석골에 가서 해장도 했었죠. 이후로도 MT를 몇 번 갔었지만 MT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이 MT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축제
1년에 두 번, 시험을 앞둔 무렵의 봄과 가을학기엔 축제가 있습니다. 축제 기간이 되면 일주일은 정말 구름 위를 떠다니며 학교를 다녔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면 모든 곳에 즐길거리가 가득했습니다. 두 줄로 길게 늘어진 푸드트럭들, 각 전공 학생회에서 준비한 마당사업들, 동아리 행사들까지 놀 거리가 풍부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하이라이트는 4일째와 5일째 되는 날에 있던 공연이었습니다. 유명 가수들이 공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 동아리, 내 동기가 있는 소모임이 공연하는 걸 보면서 응원을 하고 더 희열을 느꼈습니다. 1학년 봄 축제 때는 ‘섹션티셔츠경연대회’라는 게 있었는데요, 저희 섹션이 정말 노력해서 공연을 하고 상도 탔던 게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한편으로는 유독 우리 서강대학교 축제가 재미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두 번의 축제 모두 정말 재밌게 즐겼습니다. 특히 가을 축제가 참 재밌었어요. 유독 우리 학교에 오지 않을 법한 연예인들이 와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추억을 시작으로 이 글을 읽는 동문들도 각자의 서강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서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동문회 메일’로 라디오 사연을 작성해서 보내주세요. 저희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연을 소개하고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사연이 당첨되신 분은 5천원 상당의 기프티콘이 증정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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