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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강과 함께 40년, 영진문화사 이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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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9-05 15:38 조회7,2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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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개업, 서강 복사 문화의 산 역사 

학생들과 어울려 시위도, 축제도 함께한 추억

모교 근처에서 가장 오래된 가게 자부심


 

컴퓨터와 복사기가 상용되기 이전에는 한 명의 장인이 작업물의 인쇄와 복사를 책임졌다고 한다. 지금은 기계가 책 한 권을 불과 몇 분만에 인쇄하지만, 과거에는 사람 한 명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복사해야 했다.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리고 피로도 쉽게 쌓였다. 이를 모두 감내하는 장인 정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지식 재산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기 40년의 장인 정신으로 ‘영진문화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일 대표가 있다. 서강대학교 정문 앞에서 가장 오래된 복사집을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었던 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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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문화사 대표 이일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강대학교 정문 바로 앞에서 영진문화사(영진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일 대표입니다. 반갑습니다. 

 

Q2. 영진사는 언제 시작되었고,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들이 제공되나요?

제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정확히 1982년부터 영진사를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딱 40년 되었네요. 감개무량합니다.

영진사는 인쇄, 복사 관련된 일을 웬만하면 다 합니다. 복사 주문 받아서 복사해 드리고, 인쇄하고 싶은 분께 인쇄해 드리고, 제본을 원하시면 요청에 맞게 제본해 드리고 있죠.

 

Q3. 그렇군요. 요즘엔 인쇄/복사보다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저처럼 인쇄소에 익숙지 않은 젊은 대학생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과거에 비해 현재 영진사의 달라진 모습이 있다면 어떤 모습인가요?

옛날에는 손님이 오면 인쇄든 복사든 손으로 일일이 다 해드렸어요. 컴퓨터나 기계가 없었으니까 한 장 한 장 모두 복사했습니다. 지금은 컴퓨터도 있고 복사기도 있어서 손님들이 거의 직접 출력해 가십니다. 그중에서도 제본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따로 제본도 해드렸고요. 확실히 기계가 생기고 시스템이 자동화되어서 지금이야 간편한 일이지만, 예전에는 전부 손으로 하나씩 작업했으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피곤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Q4. 복사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셨다는 게 상상이 안 가네요. 그럼 영진사의 주 이용고객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서강대학교를 졸업한 동문님들도 많이 방문하시나요?

주로 학생분들이십니다. 일반인도 있고요. 학교 앞이어서 서강대학교 사람들이 아무래도 많이 찾아오시죠. 그리고 옛날에 학교를 다녔던 분들도 가끔 방문하십니다. 서강대 동문들이신데, 회사 일로 오셔서는 저 보고 ‘덜 늙은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는 것 같아요. 정말 덜 늙어보여서 하시는 말인지 자세히 모르겠는데, 그런 말을 자주 들어요. (웃음) 25살부터 40년이 지났는데, 기자님도 그렇게 보이시나요? (웃음)

 

Q5. 네 정말 동안이십니다. 저도 동문님들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또 서강대 학생들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신가요?

요즘에는 비대면이라 기억에 남는 일들이 별로 없는데, 옛날에는 주구장창 나오던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80년대, 90년대에 거의 하루도 안 쉬고 사람들이 시위하고 운동했으니까 데모 관련해서 말들이 참 많았죠. 데모할 때 쓰이는 인쇄물을 여기서 많이 뽑아가곤 했어요. 몰래몰래, 또 급하면 바로 뽑아주고요. 사실 저도 당시 학생들하고 운동하러 같이 시내도 다니고 그랬어요. 나나 학생들이나 다 나이가 비슷하니까 같이 술 먹고 저희 집에서 밥도 먹고요.

또 학교에서 축제한다 하면, 저도 초청받아서 학생들이랑 같이 어울려 놀았죠. 옛날에 술 장사 많이 했으니까 또 술 먹고요. (웃음) 8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는 그렇게 지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하고 친하게 지내기가 어려워졌어요. 친했던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길을 떠났고, 새로운 학생들과는 데면데면한 사이가 됐죠. 제가 학생들하고 똑같이 어렸을 때는 같이 저녁 먹고 하던 일이 많았고 재밌었는데, 지금은 추억이 되었네요. 제 인생의 추억은 그때가 전부였던 것 같아요.

 

Q6. 9월이 되면 서강대학교에서 전면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데요, 학교에 많은 사람들이오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영진사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까요?

음, 그냥 하는 대로 쭉 하는 거죠. 특별한 일이 있으면 특별히 일하면 되고, 늘 그렇듯 항상 열심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옛날에는 운영이 잘 되어가는 편이었는데, 몇 년 동안은 비대면이어서 정말 잘 안 되고 힘들었었죠. 근데 또 하도 오래 있으니까 계속 하는 거고, 더 이상 안 되면 그만두거나 할 것 같아요. 하여간에 영진사가 서강대 근처에서는 제일 오래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7. 영진사가 서강대 학생들의 기억에 남도록 동문님들을 향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생분들, 동문님들 오시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제가 말을 길게 못해서 표현이 서툰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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