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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단 사관후보생 등 100여명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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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3-09-26 10:09 조회12,0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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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단(단장 서문택 대령)의 학군사관 후보생을 비롯한 재학생, 교직원 등 100여명이 지난 8월25일부터 27일까지 2박3일 동안 경기도 가평 꽃동네를 찾아 사랑의 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들이 찾은 가평 꽃동네(회장 신순근)는 20세부터 100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오갈 데 없는 정신지체부자유자, 장애우, 부랑인 등 약 1,500여명이 함께 생활하는 곳으로, 약간의 정부 보조로 운영되고 있지만, 경제사정과 일손 부족은 물론, 주위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다. 

 

참가자들은 꽃동네 식구들과 함께 공동생활하면서 진정한 봉사의 의미와 자성의 시간을 가졌고 이를 통해 장교가 갖추어야할 희생과 솔선 수범정신, 그리고 장차 군조직에 핵심이 될 정예 장교가 되기 위한 또 다른 배움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이번 봉사활동을 계획한 서문택 학군단장은 "봉사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단지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작은 실천"이라며, "앞으로도 더불어 사는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학군단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학군단의 꽃동네 봉사활동은 여름과 겨울방학기간 동안에 실시되며 2000년 겨울에 시작되어 이번이 5회째이다. 한편 학군단은 92개 대학이 참가한 2003년 하계 병영훈련에서 정제현(중국문화전공 3학년)군이 전체 1등에 해당하는 교육사령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나눔의 미학' 배운 대학생활 마지막 여름

가평 꽃동네를 다녀와서… 


대학생활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까 고민하던 중 개강 1주일 전에 꽃동네를 가야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꽃동네는 벌써 세 번이나 갔다 왔던 차이기 때문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별로 가고 싶지가 않았다. 꽃동네 보다는 뭔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기쁜 마음이 아닌 뭔가 가기 싫은, 짜증을 가슴에 담고 출발하는 꽃동네 봉사활동은 버스가 출발하는 그 순간부터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창피하게도 가기 싫은 마음에 얼굴은 퉁퉁 붓고, 입은 계속 투덜거렸다. 이렇게 네 번째 꽃동네 봉사활동은 시작되었다. 

 

동기들과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나는 무엇인가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었다. 꽃동네 봉사활동이 단순히 봉사를 하러 가는 차원의 행사 이면에 여러 가지 부수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동기들과의 만남, 후배들과의 만남을 바탕으로 한 친밀한 인관관계 형성이라는 점이었다. 1차 입영훈련을 다녀온 후보생들과는 그 동안 얼굴도 보고 술 한 잔도 했지만, 2차 입영훈련을 받은 후보생들은 꽃동네 가는 날이 훈련 끝나고 처음 보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훈련받은 이야기며, 방학동안 생활한 이야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동안에는 후배들과도 함께 땀 흘려 일하면서 서로에 대해 좀더 조금씩 알아가는 경험을 할 수가 있었다. 일과시간이 끝난 후에 하는 선후배들 간의 농구나 축구, 족구 같은 운동은 우리를 더욱 가깝게 묶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느덧 버스는 꽃동네에 도착했다. 벌써 네 번째 오는 길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우리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각자의 맡은바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나를 비롯한 11명의 동기, 후배들은 ꡐ환희의 집ꡑ 3층에 배치되었다. 환희의 집 3층은 정신지체 아저씨들이나 아이가 있는 곳으로 폐쇄병동이었다. 관리 아저씨가 말씀하시기를 '여기서 할 일은 별로 없어요. 자율적으로 모든 시스템이 돌아가거든요. 학생들은 이 분들과 재밌게 놀아주기만 하면 되요'하셨다. 아저씨 말씀대로 할 일은 진짜 없었다. 하지만 이 분들과 놀아드리는 게 문제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오든지 말든지 상관없이 잘 지내시고 몇몇 분들만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런 분들과의 만남이 처음이라 당황했었다. 내 눈으로 보기에는 모든 게 이상하기만 했던 것이다. 똑같은 질문을 계속하는 사람, 계속 손목을 잡는 사람, 옷을 입기만 하면 찢는 사람... 하여튼 정상인과는 정말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처음에는 당황한 마음에 잡은 손을 뿌리치기도 하고 피해 다니기도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후보생들이 잘 놀아 드리고 있을수록, 나는 뭔가 나에게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바로 마음의 문을 먼저 여는 것이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자 저는 그 아저씨들하고 같이 바보처럼 웃기도 하고 하면서 같이 지내기 시작했다. 야유회에 가서 같이 축구하고 노래하고 하면서 그동안 나에게 부족했던 것은 바로 먼저 다가가는 법을 몰랐던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꽃동네에서의 생활에서 우리는 ROTC 체육복을 입고 활동하였다. 녹색에 ROTC라는 문구가 선명한 옷을 입고 활동하는 우리들은 누가 봐도 눈에 잘 띄었다. 바로 이 눈에 잘 띄는 것이 나에게는 책임감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다른 사람보다도 이 체육복을 입고 있는 우리들은 행동 하나 하나에 한번쯤 더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짜증내고 싶어도, 잠시 요령을 피고 싶어도 이 체육복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책임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방학 중에서 내가 보낸 시간들 중 어쩌면 꽃동네 활동이 가장 의미있는 활동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김민형 후보생(00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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