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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 신부 평화방송 출연 카이스트 사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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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4-15 16:53 조회10,9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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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 신부가 14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카이스트 사태’와 ‘방향을 잃은 대학교육’에 관한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홍 신부는 1989년부터 1997년까지 7, 8대 총장을 지냈으며,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15대 재단이사장을 역임했습니다. 박홍 신부의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전문을 싣습니다.

 

-(이석우 진행자) 박홍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우리 사회와 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먼저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참 안됐죠. 누가 생각해봐도 젊은 학생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자살까지 하고 말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참 안됐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원인을 두고 학교 측의 경쟁위주 교육방식에 의한 희생양이냐 아니면 스트레스를 못 이겨낸 학생 개인의 문제냐 하는 점이 대두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인의 문제도 있고, 제도의 문제도 있고, 두 개 다 있겠죠.

 

-카이스트 사태와 관련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게 바로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교육개혁에 대한 평가입니다. 대학 총장을 지내신 분으로서 차등등록금제나 100% 영어수업 실시 같은 서 총장의 교육개혁 내용들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런 것들이 원인이 되겠지만 서남표 총장님은 저도 총장을 해 본 사람으로서 한국에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 계신 그 분 마음도 아주 많이 아프겠죠. 그러니까 이번 계기를 통해서 서남표 총장이 이것 때문에 책임지고 용퇴를 해라 어째라 이런 말도 있는데, 용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겠죠. 문제가 이번 계기를 통해서 젊은이들이 목숨을 끊고 말이죠. 그런데 방법론에 있어서 요새 젊은 애들이 옛날 젊은애들 하고 다른 것 같아요. 강요가 들어가면 부러진다구요, 죽는다구요. 약해요. 그걸 감안해서 현재와 미래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죽은 아이를 위해서 사제로서 불쌍한 영혼을 위해서 모든 걸 아시는 하느님께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기도하고 싶고요. 


또 부모님들 마음은 또 어떻겠습니까. 마음에 위로를 드리고 싶어요. 그러나 하여간 방법론에 있어서는 새롭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볼 때, 교육은 가치지향적입니다. 물건 다루듯이 막 강제 해가지고 열매 좀 나오는 것도 있겠지만 한번 교육계에서 특별히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방법이 안 좋으면 방법을 바꿔야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차등등록제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글쎄, 등록금 가지고 학생들에게 자극을 주고 공부시키려고 하는 그런 동기가 있었겠죠. 그러나 그런 방법 해보니까 효과도 있는 점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살이라는 엄청난 결과가 나오는 거죠.

 

-방법론이 잘못됐다.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100% 영어수업 실시, 이 부분도 좀 그렇습니까?

▶저도 한국에서, 또 영어권에서 미국 구라파에서 공부한 사람인데, 영어, 영어 너무 그런 식으로 강조하는 것도 웃긴다고 봅니다. 철학도, 국문학도, 영어로 하라. 그런 돌대가리 같은 발상이 어디 있습니까. 한국말로도 잘못 알아듣는데, 외국말로 알아들으라 하면 이중 고통을 준다구요. 한국말로 하고 영어가 필요한 때는 영어로 해야죠.

 

-외국 명문대의 경우 자살률이 더 높다는 서 총장의 발언이 문제가 되긴 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사실 그렇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선 서강대 총장 시절 전 세계 대학 CEO 회의에도 몇 차례 참석하셨던 걸로 듣고 있는데요. 외국 명문대의 자살 문제에 대한 대학 CEO들의 고민, 혹시 좀 들어보셨는지요?

▶외국이나, 한국이나 할 것 없이 스트레스가 많고 해결방법이 없으면 사람은 자살을 선택하게 되어있습니다.

 

-외국이 더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고 계신 게 있습니까?

▶비슷하겠죠. 많다, 적다는 뭐...

 

-어디든 비슷한 현상일 것이다?

▶그런데 저는 볼 때, 교육자로서 아까 물었었는데, 근본적으로 교육의 실패입니다. 잘못됐습니다.

 

-조금 전에 가치지향적이라고 하셨는데, 대학교육의 가치관은 어떻게 되어야한다고 보십니까?

▶예를 들면, 지식교육만 들입다 시킨다구요. 지식 말고 인간이 되는 머리 교육뿐만이 아니라 마음의 교육도 필요합니다. 옛날에 제가 총장 때 전 세계 대학 총장들이 모여서 회합한게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 두세 번 참여했는데, 미국의 유명한 대학들, 구라파 유명한 총장들이, 대학 교육은 지금 실패라고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한국 언론들이 이렇고, 저렇고, 일류대고 명문대학이 어떻고 하는데, 그것도 무식한 소리에요. 왜냐하면 그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대학 아닙니까? 그런데 대학총장들이 왜 실패라고 했냐하면, 인간답게 하는 인성교육, 인격교육 다 포기해버리고 지식교육만 들이 했다구요. 그러니까 절름발이 인간이 태어났습니다. 그런 절름발이 인간이 어떻게 국가, 사회공동체의 지도자가 될 수 있냐는 말이죠. 그러면서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인간이 인간답게 되는 그 교육을 위해서 커리큘럼의 30%를 남과 함께, 남을 위한 심성, 인성을 기르기 위해서 봉사교육을 들어갔습니다. 봉사하면서 배운단 말이죠. 그런데 한국을 그런 거 없잖아요. 구라파나 외국의 명문대학이 옛날에 실패했다고 버린 걸 뒤쫓아가고 앉았다구요.

 

-커리큘럼의 30% 정도는 공동체, 봉사, 이런 부분에 넣고 있다?

▶가치지향적인 게 어떤 가치냐. 돈 벌고, 이익 버는 기술교육만 들이 시키면, 인간이 되도 병 신 인생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에도 여러 대학이 많이 있는데, 과학기술대학으로서 기술가치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서남표 총장이 어떤 면에선 일리가 있지만, 어떤 면은 틀렸다고 봐요. 그건 총장님뿐만이 아니라 한국 교육이 그렇습니다. 앞으로 보십시요,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존중하는 이런 가치가 내면화 되지 않았을 때 과학기술만 수학이나 이런 기술만 강조했을 때 절름발이 인생이 되고 자살 비슷한 이러한 열병의 결과는 계속 나올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서남표 총장의 개혁안은 조금은 어느 쪽이 강할까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단 말이죠. 그래서 총장님도 얘기했듯이.

 

-국회에선 서남표 총장 용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 용퇴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에요. 국회도 별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교육에 대해서 뭘 잘 압니까. 대가리 박치기나 하고 앉았지. 그래서 저는 자살했고 하는 그런 분위기에 답이 있다고 봐요. 그래서 과학기술 대학 교수들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어떻게 하면 과학기술 교육뿐만이 아니고 인간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느냐. 또 어떻게 하면 있기 마련인 스트레스를 교육적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느냐. 이런 지혜를 모으는 특별 위원회가 생겼다고 했죠. 거기서 조용하게 진실되게 성찰을 하면 답이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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